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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꿀과 개미가 필요하다

작성자 관리자 날짜 2021-08-27 17:27:58

[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꿀과 개미가 필요하다

 

1834년, 파산하고 사기죄로 몰린 스위스인 서터(Sutter)는 부인과 세 아이를 두고 미국 뉴욕으로 도피했다. 비록 가짜 신분증으로 시작됐지만, 그는 미국에 정착하여 성공했다. 처음 미국 중부에서 성공한 후, 전 재산을 팔아 당시 미개척지였던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로 이주 했다. 그 일대의 광대하고도 비옥한 토지를 할당 받아 거대한 이민촌과 농장을 만들며 더 큰 부를 일구어 냈다. 그가 작은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하게 새로 도전한 결과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땅에서 금이 발견되면서 비극이 시작되었다. 그 곳이 캘리포니아의 ‘엘 도라도(El Dorado)’라고 소문이 나면서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와 그의 땅을 불법으로 점유하기 시작했다. 불법 점유자들은 거기에서 금을 캐고 타운을 만들고, 아무런 자격도 없으면서도 자기들끼리 그의 땅을 사고 팔았다.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몰려든 사람들과 불법행위로 그는 모든 것을 잃고 다시 파산한다.

서터는 17,000여명의 불법 점유자들을 상대로 소송하기 위해 세 아들을 미국으로 불렀고 마침내 소송에서 이겼다. 다시 그의 삶은 최고의 갑부로 돌아가는 듯했다. 그러나 곧 판결에 불복한 점유자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안타깝게도 그 여파로 그는 세 아들을 모두 잃게 된다. 다시 소송으로 그의 부를 되찾으려 워싱톤을 전전했지만, 결국 비렁뱅이로 삶을 마감한다. 미국 판 새옹지마(塞翁之馬)이다.

또 다른 하나는 미국의 벤쳐 사업가 사이러스 필드의 이야기이다.

1837년 ‘전보(電報, electrical telegraph)’가 발명되었다. 신기술의 발명은 곧 유럽을 하나로 연결하였지만 아직 미국은 고립되어 있었다. 당시의 기술력으로는 어느 누구도 영국과 미국을 해저 케이블로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그러나 어느 날 벤처 사업가로 유명했던 필드는 해저 케이블 연결에 대해 어느 엔지니어의 제안을 듣고 즉시 투자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곧 엄청난 투자금이 모이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해저 케이블이 곧 설치 될 수 있다는 소식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를 모았다.

여러 번의 실패 끝에 해저케이블은 연결되었지만 곧 끊어졌고, 실망한 사람들 때문에 필드 또한 사기 혐의로 몰리면서 매우 어려운 시기를 거치게 된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도하여 1866년 어느 날, 마침내 12년 만에 영국과 미국과의 해저 통신선은 성공적으로 연결 되었다. 필드의 성공은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견줄 수 있는 위대한 업적으로 평가되면서 곧 그는 국민적 영웅이 되었다.

위 두 이야기는 유럽의 지성이며 소설가인 스테판 츠바이크 (Stefan Zweig, 1881-1942)의 100년 스테디 셀러인 "광기와 우연의 역사"에 나오는 실제 이야기이다.

이 두 주인공에게는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가 정신이 공통점으로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서터가 공존의 입장에서 조금 양보하여 17,000여명의 불법 정착자들을 한 번에 몰아 낼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 그는 지속 가능한 기업과 부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즉, 승소해서 막대한 부를 되찾는 시점에서 그는 ‘사회적 공존 내지 책임’을 조금은 생각했어야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서터의 사업은 그렇지 않지만 필드의 해저 케이블 설치 사업은 그 자체로서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경영의 샘플이 될 만하다.

최근 ESG는 상장 기업의 평가와 공시항목으로 지정될 만큼 기업경영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 언론에서도 “ESG는 개별 기업을 넘어 자본시장과 한 국가의 성패를 가를 키워드로 부상하고 있다”라고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 기본 명제인 ‘이윤(Profit)’까지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ESG에 기존의 재무적 요소인 P를 고려한다면 기업은 ‘ESGP’를 모두 추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공자(孔子)의 이야기가 하나의 힌트가 될 수 있다.

공자가 여러 나라를 주유(周遊)할 때 한 국경 검문소에서 구금 되었다. 공자의 얼굴을 모르는 국경 관리는 문제를 냈다. “당신이 학식 높은 공자라면 이런 정도는 쉽게 풀을 수 있겠지요. 여기 구멍이 9개가 얽혀 있는 구슬이 있는데 여기에 명주실을 한 번에 넣어 꿰 보시요”.

몇 일을 시도해도 실패하자 공자는 국경을 넘기 전 만난 현명한 여인에게 제자를 보냈다. 그 여인이 준 답은 ‘밀의사(蜜蟻絲; 꿀, 개미, 실)’였다. 공자는 탄복하여 즉시 개미 다리에 명주실을 묶고 각 구멍에 꿀을 발라 놓으니 개미는 그 아홉 구멍을 다 돌며 한 번에 명주실을 꿰었다.

기업이라는 구슬에 ‘ESGP’ 라는 네 개의 구멍이 얽혀 있다. 이것을 경영이라는 실 하나로 다 꿰기 위해서는 꿀과 개미가 필요하다. 이 급변하는 시대의 기업에게 꿀은 무엇이고 개미는 누구 인가? 국가적, 사회적 지원 또는 ‘탄소중립’ 등과 같은 절박함이 꿀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개미는 위의 두 사람처럼 투철한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된 임직원이어야 한다.

[진의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소프트랜더스 고문/ 전) 현대자동차 중남미권역본부장]
 

[매경경원지원본부 칼럼] 꿀과 개미가 필요하다 - 매일경제(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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