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환 고문 매경칼럼 게재] 구름 탄 4차 산업혁명!

[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인류 역사에 기록될 일들이 2016년에 있었다. 그 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기술혁명이 일어난다”며 4차 산업혁명을 처음 언급하였다. 그 기술혁명의 하나로 2025년부터 “인구의 90%가 무한 용량의 무료 저장소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때 많은 사람들은 무슨 ‘뜬구름 잡는 소리’인지 의아해 했다.

3월에는 구글의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가 당시 최고의 프로기사 이세돌과 바둑 시합을 했다. 4,000년 역사의 인간 바둑이 그깟 인공지능에 패배하지 않을 거라고 모두들 확신하고 있던 때였다. 구글의 CEO 에릭 슈밋이 방한하여 “누가 이기든 인류의 승리”라고 ‘뜬구름 잡는 소리’를 했다. “이세돌과 대국하기 위해 슈퍼 컴퓨터를 서울에 가지고 왔느냐”라는 기자의 질문에 구글은 “알파고는 구름 위에 있다”고 말해 ‘뜬구름 잡는 소리’의 완결판을 냈다. 이세돌은 서울에서 묵묵히 앉아 반상을 보고 있었지만, 알파고는 구름 위에서 미국의 데이터 센터와 전세계의 슈퍼 컴퓨터를 총 지휘하며 대국하였다. 이세돌이 4대1로 완패했지만, 그는 마치 구름타고 다니며 도술을 부리는 손오공에 맞서 맨손으로 싸우는 외로운 전사 같았다.

구름은 공기 중의 수증기가 찬 공기를 만나 응결되면서 생기는 것으로, 지상에 있으면 안개이고 상승기류를 만나 하늘에 떠 있으면 구름이라 한다. 구름은 해와 달을 가리는 속성 때문에 진실 또는 어진 임금을 가리는 부정적 이미지였다. 구름은 형체가 있어 눈에 보이는 색(色)같지만, 막상 가보면 형체가 없어 만질 수 없는 공(空)이니 색즉시공(色卽是空)의 전형적 예이기도 하다. 이 구름, 클라우드(Cloud)가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로서, 2016년 다보스에서 언급된 ‘무한용량 저장소’ 이다

전산 네트워크 설계 도면에 수많은 통신장비 및 서버 등을 단순하게 구름 모양으로 표현하던 것에서 클라우드라는 말이 생겨났다. 구름이 주는 이미지대로 일반인들은 구름 안에서 어떤일이 벌어지는 지 그 복잡한 내부를 알 수는 없지만, 구름처럼 언제, 어디서든지 연결하여 볼 수 있는 기술이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이라고 막연히 알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물리적으로 같은 장소에 존재하지 않는 설비나 소프트웨어 등 정보통신 자원들을 마치 한 곳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통합하고, 그를 이용하여 제공하는 정보기술 서비스라고 정의된다. 좀 더 쉽게 말한다면, 인터넷 기술을 활용하여 소프트웨어, 저장공간, 네트워크 등의 자원을 빌려쓰고 전기처럼 쓴 만큼 사용료를 지불하는 서비스이다.

여러 곳에 산재된 슈퍼 컴퓨터급의 서버 및 저장공간을 되도록 많이 연결시키면 즉, 같은 구름 안에 되도록 많은 멤버를 확보하여 연결할수록 다다익선(多多益善)으로 그 성능 및 용량이 향상되고 커지게 된다. 이렇게 확보한 컴퓨터 자원을 이용자가 볼 때 하나의 자원으로 보이게하는 네트워크 ‘가상화(Virtualization)’가 클라우드 컴퓨팅의 핵심 기술이다. 클라우드 이용자는 인터넷을 연결하여 원하는 작업만 지시하면 그 구름안에서 모든 일이 다 처리된다.

컴퓨터 보조장치의 발전역사에서 볼 때, 1980년대의 디스켓을 CD가 대체했고, CD는 USB 메모리로 대체되었다. 이제 USB는 클라우드에 의해 점차 밀려 나갈 것이다. USB나 외장 하드에 저장하는 것은 땅에 묻는것과 같아서 그 땅을 떠나면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는데 반해, 클라우드는 하늘의 구름에 저장하는 것이니 인터넷만 연결된다면 장소와 용량에 구애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이전의 기업과 개인 이용자는 정보통신 인프라와 소프트웨어를 각자의 비용으로 구매해서 설치해야 했다. 예를 들어 자동차 회사는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경우, 데이터센터, 소프트웨어, 서버와 네트워크 등 전산 인프라 구축에 몇 백억을 초기에 투자해야 했고, 개인들은 노트북 PC를 사더라도 MS 윈도우와 MS오피스를 구매해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클라우드 덕분에 그런 부담스러운 초기투자는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게 되었다.

또 기업이 자신만의 소유로 하기위해 전산 인프라와 소프트웨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경우, 시장상황에 따라 그 인프라를 기동력 있게 확대하거나 축소할 수가 없는 비효율이 생긴다. 그것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또 하나의 이유인 동시에 바로 아마존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한 동기이다. 온라인 상에서 안 파는 물건이 없는 아마존의 서버 등 하드웨어 인프라는 추수감사절과 굿프라이데이(Good Friday) 전후에만 100% 활용되고, 나머지 기간에는 70~90% 정도가 사용되지 않는다. 그 유휴 자원을 활용하기 위해 2006년부터 아마존은 클라우드 AWS(Amazon Web Service)를 가동했고 현재 클라우드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그리고 네이버 등이 그 시장에 진입했다.

현재 보급된 클라우드 서비스의 제공방식은 크게 세가지로 분류된다. 서버, 저장장치 그리고 네트워크 장비와 IT 기술을 제공하는 인프라 서비스(IaaS: Infra as a Service), 플랫폼 개발을 지원하는 플랫폼 서비스(PaaS: Platform as a Service) 그리고 애플리케이션이나 응용 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서비스(SaaS: Service as a Service)이다. 보안의 강도에 따라 폐쇄형 클라우드(Private Cloud)와 공개형 클라우드(Public Cloud)로 분류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진행된 4차 산업혁명은 그 10% 정도만 발현된 것이라 한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 데이터, 자율주행차 등 향후 4차 산업혁명의 놀라운 결과는 모두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발전될 것이다. 그러므로 클라우드 시장은 IaaS에서 PaaS로 지속성장할 것이고, 폐쇄형과 공개형 클라우드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가 보편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클라우드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보안과 사생활 침해이다. 정부는 서비스 제공자인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이 이용자 모르게 구름 안에서 어떤 일을 벌이던지 그냥 방치해서는 안된다. 그 원천기술을 되도록 오픈소스로 하여 최대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생태계를 조성하여 보안 사고 및 프라이버시 침해를 예방하는 정책을 펴 나가야 한다.

미국, 영국 그리고 호주는 정부 주도하에 신규 도입되는 공공시스템은 클라우드를 우선 적용하라는 정책을 시행 중이다. 우리 정부도 2015년 ‘클라우드 컴퓨팅 발전법’을 제정하여 클라우드 활성화 및 보안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IT 강국으로서는 좀 미진하다는 지적이 있다. 조속히 그 미진에서 벗어나 미국 등의 클라우드 퍼스트 정책과 같은 적극적인 투자와 육성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달이 구름에서 나온 것처럼.

[진의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소프트랜더스 고문/ 서울대학교 산학협력 교수]

기사원문: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구름 탄 4차 산업혁명! - 매일경제 (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