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법인의 현지채용인 육성 [1/3]

경영 현지화의 열쇠는 현지채용인의 성장과 육성이에요

대부분의 현지인 근로자는 한국기업에 몰입하지 못하고 이직을 위한 발판 정도로 생각한다고 해요. 현지인 근로자는 왜 한국기업에서 비전을 보지 못할까요. 경영 현지화의 열쇠인 이들이 한국기업에 몰입하고 성장할 방안을 찾아봐요.

현지인 근로자 육성에는 한계가 있어요

" 이 사람들에게는 입직(入職)의 개념이 있을 뿐, 입사(入社)의 개념이 없는 것 같습니다.”

중국 소주(蘇州)에 있는 중장비 제조·판매법인의 HR 부문장이 한 말이에요. 현지채용인(이하 현지인 근로자) 육성의 어려움을 털어놓으며 꺼낸 고민이에요. 현지인 근로자는 한국기업을 글로벌기업에 가기 위한 직업교육기관 정도로 봐요. 급여와 처우가 글로벌 기업과 비교해 크게 나쁘지 않은 발판(scaffolding)으로 여겨요. 현지인 근로자는 기회가 되면 이직해요. 한국기업은 오늘도 이직을 막으려고 애를 써요. 안타깝지만 이것이 한국기업 고용 파워의 현주소예요.

기업이 현지인 근로자를 뽑는 이유가 있어요. 해외사업을 할 때 언어·문화 차이 같은 장애물을 없앨 수 있고, 고용에 노동허가가 필요하지 않아요. 계속 근무하면 관리와 생산성 효율이 올라 고용 비용이 줄어요. 자국민의 시장과 정서, 문화를 잘 이해해서 현지인 근로자 사이의 통솔력과 관리 능력도 키울 수 있어요. 기업은 진출과 변화에 대한 대응력도 강화하기 쉬워요. 결국 경영 이익이 늘어요. 장기적으로는 현지에서 지속가능경영과 현지화된 독립경영이 가능해져요. 글로벌 경영의 기반이 마련되는 거예요. 그래서 해외법인의 현지인 근로자 육성은 글로벌 경영의 필수 요소가 되고 있어요.

필자는 지금까지 여러 해외 진출기업의 현지인 근로자 교육을 설계하고 운영해 왔어요. 해외주재원 교육은 일반 적응과 사회 적응으로 빨리 현업에 투입하는 데 중점을 둬요. 현지인 근로자 교육은 달라요. 기업의 글로벌 경영방침, 비전, 위상과 개인의 직무교육을 다뤄요. 조직몰입도와 조직충성도를 확보하는 데 초점을 맞춰요.

현지인 근로자 교육체계는 회사마다 조금씩 달라요. 기본 내용은 기업의 핵심가치, 글로벌역량, 리더십, 직무교육이에요. 국내 한국 직원 교육체계와 비슷해 보여요. 다만 이직률이 높아서 조직핵심가치나 전략에 중점을 둬요. 현지인 근로자는 승진체계에 인사제도상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계층교육이나 리더십 교육이 부족해요. 국내 한국인 직원에 비해 심층적인 직무교육도 부족해요. 교육 강사는 대부분 주재원이거나 이러닝에 의존해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전자, 포스코 등 몇몇 기업을 빼면 한국기업은 현지인 근로자에게 글로벌 기업으로 인식되지 못해요. 국내에서 대기업으로 인정받아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한국기업의 고용파워는 글로벌 다국적기업보다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에요.

신입사원 이직률 낮추기도 오래전부터 심각한 문제예요. 해외법인 대부분은 현지인 근로자의 낮은 역량과 장기 육성을 고려해 신입사원 교육과정을 3개월로 운영해요. 본격적으로 현업에 투입할 수 있는 6개월쯤이 되면 상당수 신입사원이 이직해요. 현업에 제대로 투입하지도 못하고 교육과 실습으로 투자만 한 뒤라서 손해가 막심해요. '먹튀'라고 인식될 정도예요.

일부 기업은 주변의 몇 개 도시 법인을 묶어 이러닝을 활용해요. 현지인 근로자가 이러닝에 익숙하지 않아 교육효과는 그리 높지 않아요. 그래서 교육대상별 직무순환교육, 특정 목적의 직무교육, 부서 자체 OJT, 현장방문 교육을 함께 해요. 손해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아직 정답이라고 하기는 어려워요.

왜 이렇게 됐을까요. 현지인 근로자는 해외 진출을 위한 우리의 전략적 파트너가 돼야 해요. 그런데 우리는 사용주라는 '갑'과 '을'의 관계를 만들어요. 입사자 교육에서는 글로벌 기업만큼 열린 조직이고 포용적인 조직 문화와 수평적 제도가 있다고 보여 줘요. 하지만 입사한 지 얼마 안 돼 속았다고 느끼기 시작해요. 먼저 입사한 현지인 근로자의 성공적인 이직 스토리가 돌아요. 저마다 이직을 준비하고 업무 중 불합리에 대한 뒷담화도 해요. 휴게시간마다 성토 수준이에요.

필자가 지금까지 만난 현지인 근로자는 하나같이 같은 점을 꼽았어요. 한국기업의 근무 애로사항은 '의사소통'과 '피드백'의 부재라는 거예요. 우리는 항상 '한가족'이라고 말해요. 하지만 대화와 이해 없이는 갈등의 여지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조직 몰입도, 조직 만족도, 조직 충성도를 요구하기가 매우 어려워요. 의사소통과 피드백이 없는 데는 대부분 언어와 문화 차이가 큰 몫을 해 왔어요. 국내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해외사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기업에서도 벌어져요. 본사의 핵심가치와 비전을 무심코 번역해 쓰면 원래 뜻과 다르게 전달될 수 있어요. 국내 대표급 글로벌 기업에서도 발견돼요. 실제 상황이에요. 오역뿐 아니라 현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례를 강조하기도 해요. 이 때문에 부정적인 결과까지 생기는 일을 종종 보게 돼요. 현지에서 다시 잡아 보려 해도 기업에 대한 부정적 소문과 인식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요. 이미지가 실추되고 이후 개선 작업도 어려워요. 단적인 예가 있어요. 이슬람교 신자가 대부분인 나라의 해외법인 한 곳은 교육계획안을 미리 나눠 줬어요. 그런데 라마단 기간 중에 교육을 잡았어요. 창의와 혁신형 인재를 강조하는 교육 매뉴얼에는 '꼬꼬면' 사례를 썼어요. 안타깝지만 현지인 근로자는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했을 거예요.

※ 본문은 소프트랜더스의 한만주 대표가 HR전문지 HRinsight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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