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기업에도 파괴적 혁신 (Disruptive Innovation)이 필요하다
[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기업에도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필요하다
해외주재원으로 인도에서 생활하는 동안 필자의 가장 큰 관심사항은 ‘힌두교의 신(神)은 몇 명인가?” 였다. 거리마다, 사원마다 수 많은 신상(神像)이 있고 그 신들의 족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더 복잡하다. 힌두교에는 3억 3천만 명의 신들이 있다고 하는데, 이는 세상 만물의 수를 상징하고, 그 것들은 모두 존중 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는 은유(Metaphor)이다.
그 3억 3000만명의 신(神) 중에서 주신(主神)을 3명으로 압축한다면 ‘GOD’로 표시된다. G는 ‘Generator’로 우주 창조의 신 브라흐마(Brahma), O는 ‘Operator’로 우주를 운영, 유지하는 신 비슈누(Vishnu)이며, D는 ‘Destroyer’로 파괴의 신 시바(Shiva)를 말한다.
세 명의 주신 중 인도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신은 단연 파괴 담당 시바이다. 시바는 춤과 음악을 좋아하고 자신을 믿는 이들에게는 은혜를 베푸는 카리스마가 강하다. 시바의 파괴 대상은 우주나 사물 뿐만 아니라 악업, 악연, 악습, 관행, 제도 등을 다 포함하니 세상을 변화 시키고 재건하는 데 제격이다. 인도에서 공장 건설 당시 필자의 인도 이름은 시바의 또 다른 이름인 ‘이쉬와르(Eshwar)’였다. 파괴는 창조(건설)의 어머니이니까.
“Customer Driven Disruption”, 최근 읽은 책이다. 역자가 “위대한 기업은 변화하는 고객 니즈에 집중한다” 라고 길게 번역하였다. 요점은 “우리 기업이 스스로 Disruptor(파괴적 혁신 기업)가 되어, 기술이 아닌 고객의 니즈에 따라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을 해야만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 책의 ‘Disruptor’ 와 ‘Disruptive Innovation’ 이라는 단어에 주목했다.
저자 수만 사카르(Suman Sarkar)가 인도에서 교육을 받았으니 시바 신의 강력한 파괴 정신과 크리스텐슨 교수의 이론으로 무장한 후 다년 간의 컨설팅 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 확실하다.
‘파괴적 혁신’이란 개념은 하바드 경영대학원 석좌 교수 클레이튼 크리스텐슨(Clayton Christensen; 1952- 2020)이 주창한 것으로서 ‘존속적 혁신(Sustaining Innovation)’과 대비되는 경영학 이론이다. 그에 따르면 '존속적 혁신'은 기존 제품과 서비스를 점진적으로 개선해 높은 가격에 제공하는 전략이고, 반면 파괴적 혁신은 단순하고 저렴한 제품 또는 서비스로 시장 밑바닥을 공략해 기존 시장을 파괴하고 장악하는 전략이다.
물론 꾸준한 연구개발로 제품 및 서비스의 성실한 개선이라는 존속적 혁신도 우리에게는 필요하다. 그런데 문제는 존속적 혁신이 파괴적 혁신과 맞대결하면 단칼에 진다는 점이다. 노키아와 블랙베리의 기존 휴대폰(존속적 혁신)이 애플의 스마트폰 (파괴적혁신) 앞에 추풍낙엽이 되었다는 것이 그 유명한 사례이다.
클레이튼 교수의 주장을 요약해보면 다음과 같다.
* 파괴적 혁신만이 살길이다. 점진적 혁신은 더이상 통하지 않는다.
* 파괴적 혁신을 통해 경쟁자가 모방하지 못하는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야 한다.
* 전기차나 무인 자동차는 존속적 혁신이지 파괴적 혁신은 아니다. 그러나 플라잉 택시는 파괴적 혁신이다.
중요한 것은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고객이다. 파괴적 혁신의 원동력을 주주의 이익이 아닌 고객의 니즈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밀레니엄 세대의 독특한 니즈에 주목하고, 상품은 ‘저렴한 개인화’ 를 추구하되 신속하게 공급할 때 파괴적 혁신은 성공할 수 있다는 충고였다.
파괴적 혁신의 필요성을 인식 했다면 이젠 마지막으로 조직 내에서 그것을 어떻게 실행하고 지원해 줄 것인가의 문제가 남게 된다. 간혹 어떤 기업이 실행하려는 파괴적 혁신은 사회적 갈등을 불러 일으킬 수도, 그를 저지하려는 세력과 정부의 규제라는 암초에 걸려 좌절될 수도 있다.
이런 외부의 장애물은 산업계와 정부가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인지하고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라는 경제 원칙을 추구할 때 없어 질 것이다. 인식이 있어야 개념이 생기고, 개념을 의지화해야 시바처럼 파괴를 주도할 수 있다.
[진의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소프트랜더스 고문/ 전) 현대자동차 중남미권역본부장]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기업에도 파괴적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 필요하다 — 해외주재원으로 인도에서 생활하는 동안 필자의 가장 큰 관심사항은 ‘힌두교의 신(神)은 몇 명인가?” 였다. 거리마다, 사원마다 수 많은 신상(神像)이 있고 그 신들의 족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보다 더 복잡하다. 힌두교에는 3억 3천만 명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