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투명성 확보의 위력
[매경 진의환 고문 칼럼 게재] 투명성 확보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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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골퍼인 필자가 타이거 우드와 골프 시합을 하면 승부는 어떻게 될까? 한 라운드(18홀)를 치면 100% 필자가 진다. 그런데 파 3 딱 한 홀만으로 승부를 가린다면 필자가 우승할 기회가 조금은 생긴다.
이것이 IOC 가 양궁 경기 운영 방식을 자꾸 바꾸는 이유이다. 한국 양궁이 33년간 세계를 제패하고 있으니 한국을 견제하고 다른 국가에도 우승할 기회를 주기 위해 경기 방식을 계속 바꾸고 있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도 양궁에 걸린 금메달 4개를 모두 쓸어 담았다. 이번에는 한국이 싹쓸이 못하도록 ‘혼성 세트 경기’를 새로 도입했다. 남녀 두명의 선수가 세트당 각각 두 발만 쏘는 것이다. 변수를 높여서 딱 한번의 실수가 바로 치명타가 되게 설계한 것이다. 이러한 방해(?)에도 불구하고 금 메달을 따낸 한국 양궁 혼성팀은 진정 명궁(名弓)이다.
예로부터 우리 나라는 왕부터 명궁인 활쏘기 강국이다. 고조선을 세운 주몽부터 태조 이성계 그리고 정조 대왕에 이르기까지 모두 명궁이다. 명궁은 엄청난 양의 훈련으로 완성된다. 중국 고사에 명궁이 되기 위한 훈련 방법으로 두가지가 있다.
첫째, ‘집중력 유지’를 위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눈을 깜빡이지 않도록 한다. 그 훈련은 베틀 밑에 누워 베 짜는 북이 좌우로 움직이는 것을 쳐다봐도 눈을 깜빡이지 않도록 2년을 훈련한다. 그 다음으로는 송곳이 눈 위에서 떨어져도 깜빡이지 않는 훈련을 한다.
두번째로 ‘몰입’을 위해 “작고 희미한 것이 크고 뚜렷이 보일 때”까지 훈련한다. 머리카락으로 이(蝨, lice)를 잡아 매달아 놓고 밤낮으로 뚫어 본다. 처음에는 보일 듯 말 듯하던 이가 3년 후 수레 바퀴처럼 크게 보이고 이때 명궁은 화살을 쏘아 이의 심장을 뚫는다. 이의 심장을 관통하는 것을 관슬(貫蝨)이라 했다.
양궁 경기 사대에서 과녁까지의 거리는 남녀 공히 70미터이다. 과녁 정 중앙 10점짜리는 지름 122mm의 노란 원이고, 그 안에 +표시가 된 조그만 원이 또 있다. 같은 10점이라도 +에 꽂혀야 관슬의 경지이므로 ‘슛 오프’에서는 +에 가까운 화살의 선수가 이기게 된다.
70미터 떨어진 사대에서 엄지 손가락 만한 +를 내 시력으로는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양궁 선수들은 시력이 좋아 그것이 다 보일까? 2016년 당시 양궁 국가 대표팀 총감독에게 물어보니 시력과 활 잘 쏘는 건 전혀 상관이 없다 한다. 리오와 도쿄 올림픽 연속 금메달리스트 김우진 선수는 안경을 쓰고 있다. 여기서 그는 관슬을 위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 짐작된다.
우리 나라가 양궁 강국인 이유는 오로지 투명하게 선수를 선발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업 인사 관리에 있어 핵심은 어떤 평가 제도를 써서 인재를 가려내고 어떻게 양성하는가에 있다. 양궁 국가 대표 선발처럼 투명한 숫자로만 인재를 가려 낼 수 있다면 간단하겠지만, 실제로 관리자들에 대한 평가에서 KPI(핵심성과지표)에 의거한 정량성과 평가만으로는 완전하지 않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은 역량평가라는 정성(定性)평가로 그것을 보완하는 데, 문제는 이 정성평가에서는 평가자의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있다.
이런 문제 점을 보완하는 것이 다면(多面) 평가이다. 기존에 평가자가 항상 피평가자의 상사였다면, 다면평가에서는 상관 뿐만 아니라 수평적 관계의 동료 또는 조직내 하급자 등도 포함한다. 중간 관리자 이상 임직원의 리더십 평가에서 다면평가는 어느 정도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가지고 있다.
해외 법인에 파견된 고위 직책의 주재원이나 임원에 대한 다면평가의 경우, 현지인 임직원에게도 기회를 주는 것이 그 객관성을 확보하는 한 방법이다. 그것이 그들에게 투명성을 입증해 주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 동시에 한국 경영진의 리더십을 향상시키는 길이다.
필자의 경험으로 볼 때 우리나라의 글로벌 기업에는 아직도 완벽히 정착된 평가 제도가 없다. 지금도 바꾸고, 조정하고 새로운 제도를 실험적으로 시도해 보고 있다. 시대에 따라, 기업 환경에 따라 평가 항목이 바뀌고 그에 따라 평가 방법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평가 방법이든 그 궁극적 요체는 능력과 조직에 대한 충성심(Loyalty)을 겸비한 진정한 명궁(인재)을 선발하는 것이다.
학연이나 연줄 등 관계가 개입될 소지가 있는 정성평가를 최소화하며, 객관적인 정량, 다면평가를 확대하며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양궁에서 보는 바와 같이 늘 강자로 남는 왕도이다. 양궁의 쾌거는 우리 기업 경영에게도 많은 시사점이 있다.
[진의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소프트랜더스 고문/ 전) 현대자동차 중남미권역본부장]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투명성 확보의 위력 — 주말 골퍼인 필자가 타이거 우드와 골프 시합을 하면 승부는 어떻게 될까? 한 라운드(18홀)를 치면 100% 필자가 진다. 그런데 파 3 딱 한 홀만으로 승부를 가린다면 필자가 우승할 기회가 조금은 생긴다. 이것이 IOC 가 양궁 경기 운영 방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