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성공한 기업은 서로 비슷하다

[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성공한 기업은 서로 비슷하다.

“행복한 가정은 그 모습이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유명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 말은 기업에도 빗대어 곱씹어 볼만하다. 다국적 기업이 해외 공장을 운영하는 사례를 자세히 보면, 그 성공한 모습은 비슷하지만, 실패한 곳은 제 각각의 사연과 원인이 분분하다. 성공하면 조그만 실수는 그 안에 감추어지고 외부에 나타나지 않아 깔끔하지만, 실패하면 온갖 원인과 변명이 다 노출 되니 말이 많다.

해외 공장에서 경영관리의 실패가 궁극적으로 철수 내지 폐쇄로 이어지는 치명적 원인 중 하나로 늘 경계해야 할 것은 현지 직원들의 정서, 문화, 관습, 종교 등을 무시하고 그 대신 엉뚱한 것을 강요하는 관리 방식이다.

미국 허쉬 초콜릿의 달콤함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을까? 창업자 밀턴 허쉬(Milton Hershey)는 초콜릿만큼 달콤한 노무 관리로 유명하다. 1920년대에 그는 쿠바에 광대한 사탕수수 농장과 제당 공장을 운영하면서 근로자들의 복지에 획기적인 배려를 했다. 당시로서는 상상하지 못한 정원이 달린 사택과 그 부속으로 영화관, 야구장, 약국 등을 제공하는 노무관리로 초콜릿 원료인 설탕을 미국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게 했다.

비슷한 시기에 헨리 포드는 미국 자동차 공장에 필요한 고무를 조달 받기 위해 브라질 아마존 정글에 공장을 세웠다. 허쉬와는 대조적으로 현지인들의 관습이나 복지와는 상관없이 오로지 자국에서 운영하던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했다. 예를 들면 무더운 현지 날씨를 무시하고 9시에서 5시까지만 일하게 하고, 브라질 서민들의 골반을 흔들어 대는 춤 대신 미국식 사교 춤을 강요하기 시작했다.

결과는 뻔했다. 포드 공장은 얼마 못 가서 철수했다. 제국주의적 강압 경영이 대세였던 시대에도 ‘현지화’가 정답이었다.

현지인 문화와 정서를 존중하지 않는 경영 관리는 성공할 수 없다. 이젠 우리나라의 대표 글로벌 기업들은 그 규모에서 이미 포드를 추월한 만큼, 포드가 했던 실수를 반복하면 안 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가끔 그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십여 년 전, 인도에 진출한 공장의 한국인 법인장은 개인 사물함에 있던 힌두 신상을 치워버렸다. 그 사건은 대부분 힌두 신자들인 공장 근로자들의 정서를 악화시켜 노무 불안의 시발점이 되었다. 또 다른 회사의 법인장은 분규 중 넘어진 근로자를 발로 밟으며 제압했고 그것은 바로 심각한 노무 문제의 시발이 되었다. 인도 사람들에게 발은 가장 더러운 것이고 그것에 밟히는 것을 최악의 모욕으로 생각한다. 다행히 한국 경영진이 즉시 노무관리의 현지화에 힘써 이제는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

경영 관리뿐만 아니라 상품 개발에도 창의성 있는 현지화는 필요하다. 1990년대 인도에서 생활 할 때 인도인 메이드(Maid)만 집에 남기고 온 가족이 외출하려면 좀 찝찝했다. 메이드가 냉장고 안의 한국 음식을 꺼내 먹을 수 있고, 옷장 안의 귀중품을 훔쳐 갈 염려도 있었다. 우연히 인도 상류층 안주인들이 열쇠 꾸러미를 주렁주렁 들고 외출하는 모습을 보았다. 안방 금고, 창고, 부엌 열쇠까지.

인도에 진출한 한국 백색 가전 업체 한 곳은 이런 상황을 보고 잠금 장치 있는 냉장고를 개발하며 창의력을 발휘했다. 공전의 대 히트를 친 것이다.

현지 관습과 문화를 이해하여 상품을 현지화한 유명한 사례는 또 있다. 인도 여인들은 보통 치마보다도 긴 전통 의상인 사리를 둘둘 말아 입는데 차를 타고 내릴 때는 질질 끌려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이 점과 열악한 도로 상태를 고려하여 모 자동차 상품팀은 차의 지상고를 경쟁사보다 더 높였는데 이것이 대박이었다. 당시 차량 대금 100%를 현금 완납한 채 기다리는 주문이 6개월분 생산량을 초과했다.

대체로 삼성, 현대, LG등 한국 글로벌 기업의 인도 진출은 성공적이었다. 대외정책연구원(KIEP)이 펴낸 보고서 중 이들 한국 기업의 ‘공통적 성공 요인’을 보면 철저한 시장조사, 우수한 품질과 서비스, 효과적인 마케팅 등을 꼽고 있다. 그리고 하나 더, 경영 관리 측면의 공통점으로 ‘현지에서의 신속한 의사 결정’을 위해 인도회사와의 합작(JV)이 아닌 ‘100% 자회사’라고 적시한 것이다.

행복한 가정 아니 성공한 기업은 서로 비슷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진의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소프트랜더스 고문/ 전) 현대자동차 중남미권역본부장]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성공한 기업은 서로 비슷하다 — “행복한 가정은 그 모습이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유명한 소설 ‘안나 카레니나’는 이렇게 시작한다. 이 말은 기업에도 빗대어 곱씹어 볼만하다. 다국적 기업이 해외 공장을 운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