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미래 예측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진의환 고문 매경 칼럼 게재] 미래 예측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올림포스 최고의 신 제우스는 불을 훔쳐서 인간들에게 준 프로메테우스(예측력 있는 사람이라는 뜻) 신에게 가혹한 벌을 내리고, 그 공범자인 지상에 있는 남자 인간들에게도 벌주기 위해 대장장이 신 헤파이토스에게 명하여 물과 흙으로 여신의 모습을 닮은 아름다운 인간 여자를 만들었다. 이 최초의 여자는 천상의 신들로부터 베 짜는 기술, 성적 매력, 간교함 등 여러가지 속성과 재능 그리고 선물 상자를 받고 지상에 내려와 살게 된다.

여러 선물을 받았다는 뜻의 판도라가 그녀의 이름이다. 그 상자를 열어보지 말라는 경고에도 불구하고 판도라는 강렬한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상자를 열었다. 그 순간, 거기에서 슬픔, 고통, 가난, 질병, 증오, 시기 등 온갖 재액(災厄)이 나와 지상에 퍼졌다.

강렬한 호기심은 최초의 인간 여자가 퍼트린 모든 불행의 발단이었다. 그리스 로마 신화에 호기심을 판도라에게 준 신에 대한 언급은 없다. 호기심은 인간이 만들어질 때부터 받은 원초적인 것이고, 불완전하고 유한한 인간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여 스스로 살아 남기 위한 본능인 것이다.

어떤 인간의 호기심은 아테네의 위대한 철학자를 죽음으로 몰았다. 소크라테스의 친구 카이레폰은 강렬한 호기심에 예언의 신 아폴론을 모신 최고 권위의 델포이 신전에 가서 “누가 이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신전의 사제는 “소크라테스보다 더 지혜로운 사람은 없다”라는 신탁(神託)을 주었다.

소크라테스는 이 신탁을 듣고도 인정하지 못해 지혜롭다고 소문난 많은 현자들을 만나, 대화를 하며 그들이 정말 지혜로운지 체크했다.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지만, 실상인 즉 그들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조차도 모르는 근본부터 무지한 사람들임을 알았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스스로 당당하고 자유로웠으며 진정으로 지혜로운 사람이었다. 그러나 결국 그는 궤변으로 청년들을 선동했다는 모함을 받고 사형을 당했다. 델포이 신전에는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이 새겨져 있다.

소크라테스의 제자의 제자인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람이 모르는 어떤 것에 당면했을 때 자신이 무지하다는 자각을 하면 그것을 알려는 호기심이 발동한다”고 말했다. 이는 알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 욕망을 의미하고, 그 앎의 세계를 체계화 한 것이 학문이며, 인간의 삶과 학문의 연결 통로가 철학이라고 한다. 잘 알다시피 철학은 인간에 대한 모든 탐구 영역인 인문학(Humanities)의 중요한 일부이다.

인문학적 지식과 소양이 풍부한 사람은 어떤 현상이나 사건을 좀 더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시각으로 보며, 그에 근거한 의사결정에서도 남들보다 더 현명하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투자의 고수인 어느 펀드매니저가 쓴 책이 있다. 그는 “투자는 자연과학이 아닌 인문학의 범주에 속하니 인문학적 소양이 높을수록 투자에 대한 혜안을 가지게 되어, 보다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그가 말한 성공한 투자자의 확실한 예(例)가 철학을 전공한 스티브 잡스와 심리학을 전공한 마크 저커버그이다.

인문학은 세상을 살아가는데나 기업경영에도 여러모로 유용하다. 국가나 기업을 경영하는 많은 사람들은 인문학에서 미래 예측력을 찾고 있다. 국가정책의 적절성 여부나 기업의 사업성패는 결국 정확한 미래예측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정확한 미래예측은 통상적으로 인간능력 밖의 일이다. 한 때의 비트코인 열풍이나 코로나 상황에서의 경제현상을 보면 기존의 전통적 경제이론이 예측에는 무기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빅 데이터나 자연 과학적 접근으로 어느 정도 미래예측이 가능하다지만, 실은 예측보다는 현상과 흐름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계에서 머무른다.

따라서 아직 모든 학문적 예측은 단지 예측이지 필연은 아니다. 예측이 틀리면 우연이라 하여 인간능력의 한계로 둘러댄다. 필연의 예언은 없고 통찰에 근거한 가능성은 늘 있다. 고대 그리스 예언의 신 아폴론의 신탁은 사제가 애매모호하게 말한것을 해석한 주변사람들의 통찰이다.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도 여전히 더욱 강조되는 경영자의 기본 자질은 창의성과 미래에 대한 예측력이다. 미래의 경영자 육성에 인문학이 강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경영자는 인간의 본능적 호기심을 창의성과 통찰력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거기에 인문학적 소양을 접목한다면, 그는 미래 예측의 하나인 투자나 경영상 중대 의사결정에서 아폴론의 신탁에 버금가는 정도의 예측은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스마트 폰을 자기 몸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호기심은 그저 대형 포털의 검색창에서 머무르고 창의성은 점점 메말라 간다. 호기심이 창의성으로 연결되려면 검색창이 아니라 머릿속 인문학적 사유의 시스템에서 발전되고 정리되어야 한다.

[진의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니스트/ 현) 소프트랜더스 고문/ 서울대학교 산학협력 교수]

[매경경영지원본부 칼럼] 미래 예측력은 어디에서 오는가? — 올림포스 최고의 신 제우스는 불을 훔쳐서 인간들에게 준 프로메테우스(예측력 있는 사람이라는 뜻) 신에게 가혹한 벌을 내리고, 그 공범자인 지상에 있는 남자 인간들에게도 벌주기 위해 대장장이 신 헤파이토스에게 명하여 물과 흙으로 여신